스킵네비게이션

태동

리 쿠에이치는 자연으로부터 소재와 영감을 얻는 대지미술가입니다. 작가에게 가장 중요한 요소는 인간과 자연, 그리고 작품이 설치될 장소와의 관계성으로, 이를 작품을 통해 소통과 공존의 영역으로 이끌어 내는 것을 강조해왔습니다. 일광해수욕장을 가로질러 설치된 작품 태동은 마치 알을 품고 있는 듯한 부드러운 곡선들의 결들로 이루어진 대나무 작품입니다. 얼기설기 얽혀진 대나무는 외부와 내부의 경계를 철저히 분리하기보다는 직조된 결들 사이 틈을 바다에게 내주어 관객들을 잉태 혹은 액체의 공간으로 초대합니다. 인간과 바다와 작품이 서로 조우하며 어우러지는 아상블라주의 공간에서 우리는 이질적이라 생각했던 비인간적인 요소들과 불화를 일으키거나 충돌하기보다는 우리와 공존하며 결코 분리될 수 없는 인간과 비인간의 관계를 다시 한번 돌이켜보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