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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san Biennale

부산비엔날레는 1981년 지역 작가들의 자발적인 의지로 탄생한 대한민국 최초의 비엔날레인 부산청년비엔날레와 1987년에 바다를 배경으로 한 자연환경미술제인 부산국제바다미술제, 그리고 1991년의 부산국제야외조각심포지엄이 1998년에 통합되어 부산국제아트페스티벌(PICAF)로 출범한 이후, 격년제 국제현대미술전시로 개최되고 있습니다.

부산비엔날레는 정치적인 논리 혹은 정책의 필요성에 의해 발생한 것이 아니라, 부산 지역미술인들의 순수한 의지와 자발적인 참여로 시작되었다는 점에서 여타 비엔날레와는 다른 고유한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또한 지역의 미술인들이 보여 주었던 부산문화에 대한 지역적 고민과 실험성 등은 오늘날까지도 부산비엔날레 정체성 형성의 중요한 기반이 되었습니다.

현대미술전, 조각심포지엄, 바다미술제의 3가지 행사가 합쳐진 경우는 부산비엔날레가 전세계에서 유일합니다. 또한 행사를 통해 형성된 국제적 네트워크는 국내 미술을 해외에 소개하고 확장시킴과 동시에 글로벌한 문화적 소통으로서 지역문화 발전을 이끄는 역할을 해왔습니다.

태동으로부터 39년째에 접어든 부산비엔날레는 현대미술의 대중화, 즉 일상 속의 예술 실현을 목표로 하여 실험적인 현대미술 교류의 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부산 카르토그라피 (권명아 ✕ 권두현 ✕ 김대성)

2022. 2. 24(목) 17:00

    • 동아대학교 젠더어펙트연구소는 젠더 연구와 어펙트(정동, affect) 연구를 결합한 새로운 연구 분야와 방법론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설립된 연구소로, 지역의 학문 재생산 방식을 변화시키고자 노력해 온 대안 연구모임 아프콤(aff-com)을 모태로 한다. 젠더어펙트연구소의 협력으로 기획된 이 프로그램은 젠더 지리학에서 정동 지리학까지의 몸, 장소, 공간에 대한 논의가 변화해 온 양상의 소개로 출발하여 ‘을숙도’를 중심으로 정동적 관점에서 부산의 장소성을 돌아보고, 1970-80년대 활성화되었던 여성 노동자들의 글쓰기의 배면에 있는 정동적 에너지의 양태를 돌아본다.
      • 발표 1: 부대낌과 몸둘바의 정치: 젠더어펙트 연구와 몸/장소 연구의 변화 젠더 지리학에서 정동 지리학까지 젠더 어펙트 연구를 경유하여 몸, 장소, 공간에 대한 논의가 어떻게 변화하였는지 소개한다.
    • 권명아

      동아대학교 한국어문학과 교수, 젠더·어펙트연구소 소장. 한국 근현대사의 이행 과정과 소수자의 정치화에 대해 연구한다. 대표 저서로는 『가족이야기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문학의 광기』, 『역사적 파시즘: 제국의 판타지와 젠더정치』, 『식민지 이후를 사유하다』, 『음란과 혁명』, 『무한히 정치적인 외로움』, 『여자떼 공포』, 『젠더어펙트』, 『약속과 예측』 (공저) 등이 있다.

        • 발표 2: 가장자리의 정동경제 또는 을숙도와 미술관의 정동환경 부산은 ‘유치’와 ‘폐기’가 교차하는 장소로 매 순간 거듭나고 있다. 그렇다면 이곳에 ‘이주’하고 ‘정주’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부산의 장소성은 ‘해운대’와 ‘광안리’, 그리고 ‘원도심’만으로 표상되지 않는 다양한 장소성을 지닌다. 그 장소성은 재현적이기에 앞서 정동적으로 신체에 뒤얽힌다. 정동적 관점에 따르자면, 이주와 정주는 물리적 좌표의 변경이 아닌 존재론적 전이로 재사유될 수 있다.

          본 발표는 ‘을숙도’와 여기에 자리한 ‘부산현대미술관’을 중심으로 부산의 정동환경을 다시 서술해보고자 한다. 을숙도는 퇴적토와 폐기물, 그리고 미술관 등이 적층을 이룬 공간으로서 자본주의의 외부이자 내부에 동시에 속해있으며, 단순히 부산의 표상으로 자리하는 것이 아니라 ‘다이나믹 부산’을 아상블라주로 드러내는 관계적 요소로서 작용한다. 특히 여기에 자리한 미술관이라는 제도 또는 환경은 동시대와 호흡하는 ‘정동적 그래피즘’을 통해 이/정주민의 신체를 중층적이고 다차원적인 카르토그라피와 연결시킨다. 이는 안나 칭(Anna Lowenhaupt Tsing)의 『세상 끝의 버섯 : 자본주의적 폐허에서의 삶의 가능성(The Mushroom at the End of the World : On the Possibility of Life in Capitalist Ruins)』을 경유하여 ‘주변자본주의적 공간(pericapitalist spaces)’이라는 개념을 통해 부산을 다시 보는 시도와도 연결되는 것이다.
    • 권두현

      동아대학교 젠더·어펙트연구소 전임연구원. 미디어와 한국 현대문학·문화의 관계, 한국과 일본의 드라마 및 대중문화를 대상으로 테크놀로지와 아상블라주의 문제틀을 적용시킨 연구들을 주로 수행하고 있다.

    • 발표 3: 환호와 모욕의 마주침―한국 여성 노동자 글쓰기의 정동 정치 1970-80년대에 폭발적으로 활성화된 한국 노동자 글쓰기는 후신(이후의 글쓰기)이 없고 전신 또한 논의된 바가 없는 탓에 역사 없는 단신의 문화로 취급되어 왔다. 한국 노동자 글쓰기를 문학사의 일부분으로 포함하려는 최근의 시도는 외려 이들의 글쓰기를 미완/미달/불완전한 것으로 놓아둠으로써 역설적으로 이들의 글쓰기가 가지는 의미를 축소해버린다.

      한국 노동자 글쓰기는 사실상 여성 노동자들의 글쓰기 역사라고 할 수 있는데, 주로 여성 노동 운동이라는 사회학적인 문맥으로 그 의미가 규명되었을 뿐 ‘글쓰기’라는 행위성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서는 아직 본격적인 논의가 진행되지 못했다. 여성 노동자들의 글쓰기는 문학적인 기율로 환원되지 않는 정동적 에너지로 가득하다. 이들의 글쓰기가 이루어졌던 공장 기숙사, 야학, 공동 주거지 등엔 산업화 시스템과는 다른 정동경제가 구축되고 있었고 그 중심엔 상호적인 돌봄 체계가자리해 있었다. 한국 여성 노동자들의 글쓰기는 자기해방을 위한 도구가 되기도 했지만 동시에 쓰면 쓸수록 사회로부터 배제되거나 모욕의 장치가 되기도 했다. 한국 여성노동자 글쓰기의 배면에 흐르고 있는 정동적 에너지의 여러 양태를 이들이 쓴 글을 통해 구체적으로 읽어보고자 한다.
  • 김대성

    동아대학교 젠더·어펙트연구소 특별연구원. 비주류적이고 비규정적인 존재들의 힘과 역사에 대해 관심을 가져왔고 현재는 한국노동자 글쓰기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2007년부터 문학평론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무한한 하나』와 『대피소의 문학』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