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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san Biennale

부산비엔날레는 1981년 지역 작가들의 자발적인 의지로 탄생한 대한민국 최초의 비엔날레인 부산청년비엔날레와 1987년에 바다를 배경으로 한 자연환경미술제인 부산국제바다미술제, 그리고 1991년의 부산국제야외조각심포지엄이 1998년에 통합되어 부산국제아트페스티벌(PICAF)로 출범한 이후, 격년제 국제현대미술전시로 개최되고 있습니다.

부산비엔날레는 정치적인 논리 혹은 정책의 필요성에 의해 발생한 것이 아니라, 부산 지역미술인들의 순수한 의지와 자발적인 참여로 시작되었다는 점에서 여타 비엔날레와는 다른 고유한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또한 지역의 미술인들이 보여 주었던 부산문화에 대한 지역적 고민과 실험성 등은 오늘날까지도 부산비엔날레 정체성 형성의 중요한 기반이 되었습니다.

현대미술전, 조각심포지엄, 바다미술제의 3가지 행사가 합쳐진 경우는 부산비엔날레가 전세계에서 유일합니다. 또한 행사를 통해 형성된 국제적 네트워크는 국내 미술을 해외에 소개하고 확장시킴과 동시에 글로벌한 문화적 소통으로서 지역문화 발전을 이끄는 역할을 해왔습니다.

태동으로부터 39년째에 접어든 부산비엔날레는 현대미술의 대중화, 즉 일상 속의 예술 실현을 목표로 하여 실험적인 현대미술 교류의 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2018 해먹+머리카락(남자=살덩이/여자=살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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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2018-08-30 10:32

작가라우라 리마
<해먹+머리카락(남자=살덩이/여자=살덩이)>, 천, 금속, 사람, 머리카락, 가변크기, 1996 / 2010, 작가 제공

라우라 리마

해먹+머리카락(남자=살덩이/여자=살덩이)

이번 비엔날레 중 부산현대미술관에서 선보이는 리마의 작품 〈남자=살덩이/여자=살덩이– 머리카락+해먹〉(1996/2010)은 같은 맥락에 있는 또 다른 사례이다. 이번에는 대형 해먹 안에서 나체의 남성과 여성 한 쌍이 빈둥거리는 상황이 조성된다. 두 퍼포머는 기괴하게 긴 털로 뒤덮인 상태로 있는데, 남성의 경우 눈썹에서, 여성의 경우 음모에서 털이 뻗어 나와 있다. 또한 다른 브라질 출신 작가 제 카를로스 가르시아와 협업한 작품 〈새〉(2016/2018)도 전시되는데, 관객은 검은색 깃털로 뒤덮인 거대한 검정색 새 한 마리가 바닥에 누워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작품은 우리가 보통 동물을 마주할 때 겪는 다양한 심리적 반응을 복합적으로 불러 일으킨다. 우리는 동물을 별도의 종으로 인식하기도 하고, 우리와 같이 육체를 부여받은 존재로 동질감을 느끼기도 하며, 지금 그리고 근 미래에 자연 서식지가 분열되고 파괴되는 디스토피아적 상황을 연거푸 떠올리며 이들을 연민하기도 한다. 이러한 방식으로 리마의 작품에는 시의적절하게 반(反)인간중심주의적 주제가 흐르고 있다. 마찬가지로 이 작품 역시 어떠한 사회적, 정치적 의미와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것을 거부하며, 조각이라는 매체의 가장 전통적인 역할, , 이 세상에서 우리를 떼어 내어 우리가 세상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를 더욱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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