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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san Biennale

부산비엔날레는 1981년 지역 작가들의 자발적인 의지로 탄생한 대한민국 최초의 비엔날레인 부산청년비엔날레와 1987년에 바다를 배경으로 한 자연환경미술제인 부산국제바다미술제, 그리고 1991년의 부산국제야외조각심포지엄이 1998년에 통합되어 부산국제아트페스티벌(PICAF)로 출범한 이후, 격년제 국제현대미술전시로 개최되고 있습니다.

부산비엔날레는 정치적인 논리 혹은 정책의 필요성에 의해 발생한 것이 아니라, 부산 지역미술인들의 순수한 의지와 자발적인 참여로 시작되었다는 점에서 여타 비엔날레와는 다른 고유한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또한 지역의 미술인들이 보여 주었던 부산문화에 대한 지역적 고민과 실험성 등은 오늘날까지도 부산비엔날레 정체성 형성의 중요한 기반이 되었습니다.

현대미술전, 조각심포지엄, 바다미술제의 3가지 행사가 합쳐진 경우는 부산비엔날레가 전세계에서 유일합니다. 또한 행사를 통해 형성된 국제적 네트워크는 국내 미술을 해외에 소개하고 확장시킴과 동시에 글로벌한 문화적 소통으로서 지역문화 발전을 이끄는 역할을 해왔습니다.

태동으로부터 39년째에 접어든 부산비엔날레는 현대미술의 대중화, 즉 일상 속의 예술 실현을 목표로 하여 실험적인 현대미술 교류의 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현해탄 (토미이 마사노리)

조회 425

관리자 2022-12-15 15:17

토미이 마사노리
guga 도시건축연구소 특임 교수
 

일본 규슈 북서부에 위치한 현해탄(겐카이나다), 서쪽은 쓰시마 해협, 동쪽은 히비키나다로 펼쳐진 해역으로, 섬과 암초가 많고 바다에는 대륙붕이 펼쳐진다. 동중국해의 쿠로시오 해류에서 갈라진 난류가 흘러들어 격렬하게 구불거리며 북상한다. 플랑크톤이 많아 도미, 오징어, 복어 등의 좋은 어장이 형성된다. 겨울철에는 강한 북서 계절풍 때문에 파도가 높고, 조난되는 어선도 많다. 해수면이 청흑색()이고, 위험한 해역(, 역자 : 灘[여울 ] 삼수 [氵] 어려울 [難] 합쳐진 한자이다.)이어서 예로부터 뱃사람들은 이를 현해탄(玄海灘), 혹은 현계탄(玄界灘)으로 부르며 경외해 왔다.

 

 반도와 일본 해상 교통의 요지인 현해탄을 표제로  문학 작품이 있다. 재일 소설가 김달수(1919-1997) 일제강점기 조선인들의 고뇌를 그린 장편소설 현해탄 (1954), 부산에서 자란 나오키상 수상 작가 시라이시 이치로(1931-2004) 원나라의 일본 원정을 다룬 단편소설 현해탄」(1997), 김사량(1914-50) 현해탄 밀항」(1940)이다.

 

나는 1982 겨울 처음 현해탄을 건넜다. 배의 격한 흔들림에 시달린 탓에,  후로는 밤하늘에서부터 해면으로 표류하는 선박의 등불을 감상하는 것에 만족해 왔다. 그때마다  방랑의 건축가 이타미 (본명 유동룡 1937-2011) 떠올린다. 이타미 준은 도쿄 태생의 재일 교포 2 건축가로, 평생 모더니즘의 조류 속에서 건축과 미술, 전통과 현대, 일본과 한국 사이를 무법자이자 고독한 경계인으로서 자유롭게 표류했다. 격류인 현계탄을 떠도는 작은 배에서 자신을 비추어 봤을 것이다. 이타미 준의  번째 한국 건축물인 온양미술관( 구정아트센터) 시작으로, 그의 작품에서는 배에 대한 오마주가 꾸준히 엿보인다. 아쉽게도 나와의 대담 직전에 타계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