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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2013-09-02 18:57
요정나라
8×1.2×1.2m
혼합재료
박헌열의 조각세계를 구성하는 조각나무의 가지는 여러 갈래다. 그 중 큰 가지 하나가 ‘요정나라(Fairyland)’다. 그러나 그가 보여주는 요정나라의 조각들은 ‘나라’의 풍경보다는 ‘요정’들의 인물에 초점이 있다. 섬세하게 조각된 요정들은 앙증맞기도 하지만 사뭇 신비감을 자아낸다. 이 작품은 꽃망울이 터지면서 꽃순이 솟구치는 봉우리에 푸른 요정이 서 있는 작품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삶의 현실은 근대 이전의 상상계를 많은 부분에서 상실했다. 비과학적이며 초현실적인 신화나 전설 따위는 코웃음 치는 허구일 따름이다. 그런데 상상계가 존재하지 않는 현실을 상상할 수 있을까? 그것은 인간에게 상상이 없다고 주장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박헌열의 요정들은 보이지 않는 세계의 미학적 증거와 같다.
-김종길(미술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