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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2013-03-25 13:18
부산에서 아무런 목적 없이 단체사진을 찍은 후 처음 보는 사람들의 기념사진에 동참하기
요시노리 니와는 부산에서 아무런 목적 없이 무작위로 단체 사진을 찍었다. 알지 못하는 관광객들이 찍는 기념사진에 동참하고, 더 나아가 이를 그 과정 속에서 만난 사람들의 기념사진으로 발전시켰다. 또한 이러한 이미지들은 도시 전역에서 광고판 형태로 공개되었다. 여기서 우리는 하나의 공동체/집단의 기념물이 되는 것이다. 물론 이것이 특정한 하나의 공동체의 상징으로 기능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 프로젝트의 접근방식에서 공동체라는 주제는 강조되지 않았다. 또한 각 참여자는 공동체에 대해 서로 다른 의미를 부여하며, 이에 따라 목적에 의해 규정된 공동체의 개념을 방해한다. 즉, 각 사진에 담긴 이미지는 서로 공통분모가 없는 하나의 집단, '우연히 그곳에 있었던 우리들의 집단'에 국한되는 거짓된 모습이다. 따라서 본 작품의 의도는 사진 매체를 통해 무엇이든 담을 수 있는 그릇, '우리'라는 그릇을 형성하는 데 있다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들 단체 사진들 속에서 조장된 관계는 특정 시간과 장소에 전적으로 국한된다. 이는 살면서 다시는 만나지 않을 사람들 사이에 존재하는, 곧 없어져 버릴 무형의 관계이다. 이 경우 중요한 사항은 순간의 감정을 만드는 사진이 아니라, 사람들 사이에 관계를 만드는 바로 그 장치이다. 심지어 그것이 본 작품의 핵심으로 생각될 수 있는 ‘사람들의 사진 찍는 행위’를 고의로 방해하는 거슬리는 것이라도 말이다. 본 단체 사진들이 억지로 찍은 것임을 알고 나서 느끼는 불편한 감정으로부터 우리가 세상에 맞설 때 가끔 사용하는 '우리'라는 표현의 의미에 관한 질문이 생겨난다. 기념사진을 찍는 단순한 사회적 행동에 개입함으로써, 이러한 행위 이면에 존재하는 집단성의 의식에 관한 연구가 행해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