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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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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2023-12-11 16:21

〈초경계자 알고리즘〉, 2023, UV 잉크 드로잉, 시트지, UV랜턴, 한지, 대나무, 200×300cm.

〈흙탕물을 일으키자〉, 2023, 뷰 마스터, 릴, 아이패드, 시트지, 가변크기.

〈200명의 초경계자들〉, 2023, 200개의 미니어쳐 연 에디션(한지에 잉크젯 프린트, 대나무 연살, 종이 얼레, 연실), 나무 구조물, 책상, 나무 스툴, 스탠드, 가변크기.

〈흙탕물을 일으키자〉, 2023, 2채널 비디오, 컬러, 스테레오 사운드, 10분.

2023바다미술제 커미션 작품.

 

작품 설명

실험실 C는 다양한 지역과 자연의 장소들을 살펴보며 미묘한 뉘앙스가 담긴 이야기들을 발견한다. 특히 이번 바다미술제 사전워크숍을 통해 어린이들과 흙탕물이 이는 일광천 주변의 잊힌 장소들을 함께 탐색했다. 워크숍 결과와 영상은 본 전시에 출품되어 우리가 자연과 얼마나 중요한 관계를 맺고 있는지 고찰하게 한다.

 

흙탕물은 흙과 물이 섞인 모호한 의미의 단어다. 작가들은 흐르는 깨끗한 물과 고여 있고 지저분한 진흙 간의 가변적 상태처럼, 변화하는 상태를 나타내는 ‘모호한’이라는 단어에 주목한다.

 

한글과 다른 언어도 그렇듯, 흙탕물은 자주 그리고 일반적으로 부정적인 표현에 사용된다. 비슷하게 흙탕물 싸움은 비유적으로 졸렬한 싸움을 뜻한다. ‘긍정’과 ‘부정’ 혹은 ‘물’과 ‘흙’ 간의 모호함은 혼란스럽지만 동시에 매혹적이다. 혼돈의 임의성이 다양한 잠재성을 가진 듯 말이다.

 

일광 해수욕장 왼편으로 이천항과 만나는 일광천은 달음산 골짜기, 함백산 골짜기, 아홉산과 일광산 골짜기에서 뻗어 나온 열 개의 지류가 모여 바다로 흘러가는 곳이다. 밀물 때는 바닷물이 흙탕물과 갯벌이 있는 곳,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일광천으로 흘러 들어온다. 2001년 부산의 한 설문 기관 조사에 따르면, 총 395여 개의 개체가 일광천 부근에서 발견되었고, 기장에서 방생한 연어가 2005년에 일광천으로 돌아왔다. 이곳은 수많은 종의 서식지이지만 2021년부터 진행된 일광이천생태공원 조성과 주변 산책로 사업으로 일광천의 생태 환경에 급격한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실험실 C의 작업은 일광천에 다양한 어종, 일광천의 사백어를 비롯해 회유성 어류인 은어, 숭어, 농어, 복섬, 연어, 뱀장어와 그리고 멸종위기 조개류 2급에 해당하는 기수갈고둥까지 살고 있음을 증명한다.

 

일광천을 따라 걸어보면 강 유지 보수 작업이 여전히 진행되면서 바닷물과 강물이 맞닿는 부근과 갯벌 공간이 지속해서 변한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관리와 통제 체계가 개입되기 시작하면서 바다로 자연스레 흘러들던 물의 흐름이 달라지고 있다. 이를 통해 갯벌과 흙탕물 부근에 의존해 살아가는 다양한 생명들에게도 분명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 같은 인간의 개입은 복원일까, 아니면 또 다른 파괴일까? 실험실 C는 이 지점에서 ‘흙탕물’이라는 개념을 통해 일광천의 현재에 관해 질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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