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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san Biennale

부산비엔날레는 1981년 지역 작가들의 자발적인 의지로 탄생한 대한민국 최초의 비엔날레인 부산청년비엔날레와 1987년에 바다를 배경으로 한 자연환경미술제인 부산국제바다미술제, 그리고 1991년의 부산국제야외조각심포지엄이 1998년에 통합되어 부산국제아트페스티벌(PICAF)로 출범한 이후, 격년제 국제현대미술전시로 개최되고 있습니다.

부산비엔날레는 정치적인 논리 혹은 정책의 필요성에 의해 발생한 것이 아니라, 부산 지역미술인들의 순수한 의지와 자발적인 참여로 시작되었다는 점에서 여타 비엔날레와는 다른 고유한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또한 지역의 미술인들이 보여 주었던 부산문화에 대한 지역적 고민과 실험성 등은 오늘날까지도 부산비엔날레 정체성 형성의 중요한 기반이 되었습니다.

현대미술전, 조각심포지엄, 바다미술제의 3가지 행사가 합쳐진 경우는 부산비엔날레가 전세계에서 유일합니다. 또한 행사를 통해 형성된 국제적 네트워크는 국내 미술을 해외에 소개하고 확장시킴과 동시에 글로벌한 문화적 소통으로서 지역문화 발전을 이끄는 역할을 해왔습니다.

태동으로부터 39년째에 접어든 부산비엔날레는 현대미술의 대중화, 즉 일상 속의 예술 실현을 목표로 하여 실험적인 현대미술 교류의 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냉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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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2020-09-04 10:52

냉장고

중학교 야구팀에 있는 김무진은 할아버지 김동현과 함께 산다. 비록 어리지만 김무진은 살면서 많은 일을 겪어 왔다. 작게 쪼그라들고 있는 김동현은 자신이 더 이상 말을 하지 못하게 되어도 김무진이 계속 야구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해두라고 말한다. 김무진은 같은 야구팀 친구 정일우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한 다. 둘은 냉장고를 비우고, 오래 묵은 듯한 냄새를 없애기 위해 창문을 활짝 연다. 정일우는 “원래 이런 걸 피우는 거래”라고 이야기하며 자신이 가져온 초록색 향을 피운다. 그때 갑자기 야구팀 코치인 최도영이 김무진의 집을 방문한다. 그는 성희롱으로 인한 징계를 무마하기 위해 야구부 아이들의 집을 일일이 찾아 다니며 반대 청원서를 받고 있었다. 검은 양복 차림의 그는 김무진에게 할아버지가 댁에 계신지 묻는다. 김무진은 할아버지가 외출한 것처럼 이야기를 꾸미지만 스스로의 말이 어설프고 의지할 가족이 할아버지밖에 없는 서러움에 터진 울음을 끅끅 삼킨다. 최도영은 집을 나가려다 갑자기 낡은 냉장고를 돌아본다. 최도영이 죽음의 냄새를 감지하고, 자신의 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가운데 갑자기 냉장고가 굉음을 내기 시작한다. 김무진과 정일우는 깜짝 놀라고 최도영이 천천히 냉장고 문을 여는데……

문필가 편혜영(PYUN Hye-young, 한국)

1972년 대한민국 서울에서 태어난 소설가이다. 소설집 『아오이가든』(2005), 『사육장 쪽으로』(2007), 『저녁의 구애』(2011), 『밤이 지나간다』(2013), 장편소설 『재와 빨강』(2010), 『서쪽 숲에 갔다』(2012), 『선의 법칙』(2015), 『홀』(2016), 『죽은 자로 하여금』(2018) 등이 있다. 한국일보문학상, 이효석문학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젊은작가상, 동인문학상, 이상문학상, 현대문학상, 셜리 잭슨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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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혜영 「냉장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