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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2019-09-22 22:19
<나의 게르>, 2015, 나무, 펠트, 면, 160ⅹ250ⅹ250cm
앵흐볼드 토그미드시레브
나의 게르
❑ 작가약력
1978년생 엥흐볼드 토그미드시레브(Enkhbold TOGMIDSHIREV)는 몽골 오보르항가이 유목민 가정에서 태어나 몽골의 유일한 예술공립학교(Institute of Fine Art, Ulaanbaatar, Mongolia)로 진학했다. 그러나 여전히 전통적인 교과과정 속에서 개념미술에 대한 깊은 갈증을 느껴야 했던 그는 몽골에 방문하는 국외 작가들과의 교류를 통해 이를 해소하며, 자신의 예술 세계를 확장했다. 이후 그는 동료 예술가들과 함께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하면서 현대미술가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엥흐볼드는 현재까지 울란바토르를 거점으로 아시아와 유럽을 무대로 회화, 설치, 퍼포먼스 등의 작업을 선보이며 몽골의 독보적인 현대미술가로 입지를 굳혔다. 그는 울란바토르에서 두 차례의 개인전을 개최하였고, 제56회 베니스비엔날레 몽골 파빌리온(2015), 제9회 상하이비엔날레(2012), 아시아 트리엔날레 멘체스터 11(2011) 등 다수의 국제전에 참여한 바 있다.
❑ 작가 및 작품소개
엥흐볼드 토그미드시레브의 예술세계는 생존에 필수적인 물과 땅을 찾아 끊임없이 이동하는 유목민으로서의 삶 경험에서 형성된 견고한 정체성을 기저에 두고 있다. 그의 모든 작품을 아우르는 일관된 점은 유목문화에서 일상적으로 볼 수 있는 자연적인 재료 및 사물들을 이용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그의 추상회화 시리즈 <후렌 델(Huren Del)>(2014~2015)은 말똥, 펠트 등 몽골의 자연에서 얻은 재료들을 대담하게 사용하여 전통적으로 인식되어온 회화의 본질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기도 하고, 제56회 베니스비엔날레 몽골 파빌리온 《Other Home)》(2015)에서 선보인 퍼포먼스에서는 이동식 소형 게르를 팔과 어깨의 힘을 이용해 몸에 지고, 일련의 자연적 오브제들과 함께 도시의 거리를 활보하며 그가 서 있는 새로운 도시 환경과 몽골 자연에 기반을 둔 게르 사이의 관계에 대해 탐구하기도 했다. 그의 퍼포먼스에서 사람 한 명을 겨우 수용할 수 있는 작은 크기의 ‘게르’는 현대사회에서 자연과 인간관계에 대한 의문을 던지고, 동시에 그의 정체성을 대변하는 전통적 유목문화와 현대미술을 결합하기 위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이번 바다미술제에서 선보이는 그의 퍼포먼스 <나의 게르(My Ger)>(2015)에서 역시 몽골에서 직접 공수해온 그의 게르와 더불어 소의 뿔과 가죽 등의 오브제들이 이용된다. 바다 앞에서 펼쳐질 그의 퍼포밍은 그가 새로운 공간을 인지하고, 스스로 공간과 유기적 관계를 형성하는 과정을 보여줄 것이다. 물론, 그가 퍼포먼스 중 시도하는 동물의 가죽으로 머리를 감싸거나, 말똥으로 불을 피우는 등 일련의 행위들은 낯설고 당혹스럽게 느껴질 수 있지만, 그가 도시화된 환경에 익숙해져 버린 관람자에게 태고의 자연 그 자체를 느낄 수 있는 무언의 즉각적이고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음은 부정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