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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바다미술제, 참여 작가에게 묻다

SEA ART FESTIV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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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7-11-03 10:53


 9월 16일을 닻을 올린 2017바다미술제가 한 달간 38만명의 관람객들과 만나며 순조롭게 항해를 마쳤습니다. 다대포해수욕장을 수놓은 40여점의 작품들은 예술의 유희적 속성에 집중하여 ‘현대 미술’에 대한 어려움보다는, 여러분께 좀 더 친근하게 다가가고자 했는데요. 이를 방증하듯 2017바다미술제가 막을 내린 후에도 작품에 대한 관심은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다대포해수욕장을 새로운 유희의 공간으로 재탄생시킨 41점의 작품 가운데 많은 관람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회자된 작품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드리고자 세 분의 작가님을 만나보았습니다.





☐ 바다와 만난 돌의 이야기와 여정을 풀어낸 강인구 작가의 <바위, 바다를 만나다>



1. 작가님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저는 주로 자연소재, 그 중에서도 주로 이쑤시개나 돌을 이용한 작업을 진행해왔습니다. 저는 재료 자체에 집중하여 재료에 담긴 역사와 시간, 사연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는 편입니다. 재료가 어떤 과정을 거쳐 어떤 사연을 담고 지금까지 오게 된 것인지 고민하며 나아가 나라는 사람이 재료의 입장에 놓여보기도 합니다. 이쑤시개의 경우를 예를 들자면 커다란 나무가 뾰족한 이쑤시개가 될 때까지, 인간, 기계를 거치며 경험했을 내용들을 작업으로 풀어나갑니다. ‘내가 나무였다면, 그 때 느낌이 어땠을까?’라고 상상하는 것이죠. 돌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돌이 바위에서 갈라져 내 손에 들어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여정을 거쳤을까?’를 생각하면서 내가 돌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것입니다. 2017바다미술제에 출품한 작품인 <바위, 바다를 만나다>에서는 바위가 바다를 만나기까지의 긴 시간 동안 얼마나 많은 과정을 겪었을 지를 생각했습니다. 나아가 바다를 통해 그 이후의 바위의 여행까지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재료를 하나의 유기체라 간주하여, 재료에 축적된 시간과 경험, 사연들을 풀어내는 작업들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2. 자연적 소재인 ‘돌’을 작업의 주된 재료로 사용하시게 된 계기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자연소재를 사용하게 된 계기는 우연이었습니다. 이전에 미국의 버몬트의 레지던스 센터에서 주관하는 아티스트 펠로우쉽에 선발되어 미국을 간 적이 있습니다. 차에서 내린 순간 눈에 들어온 것은 센터 바닥에 깔린 무수히 많은 돌들이었습니다. 그 순간 전혀 까맣지 않은 돌이 까맣게 보였고 심지어 강한 햇빛 탓인지 돌이 마치 움직이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문득 ‘저 돌들이 얼마나 많은 사람과 차들에게 밟혔을까, 얼마나 움직이고 여행하고 싶을까’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돌에 축적된 사연을 읽은 것이죠. 저는 돌을 움직일 수 있게 하고 싶었고, 전시장 바닥에 돌을 쌓아서 사람들이 움직일 때의 진동을 이용해 돌이 움직이는 작품을 기획했습니다. 그것이 ‘돌’을 재료로 한 작품 활동의 첫 시작이었습니다.




3. 관람객들이 작가님의 작품을 관람하는 모습을 각양각색 이었습니다. 멀리서 조용히 오랫동안 지켜본다거나, 돌의 틈 사이로 그 속을 들여다보는 등의 모습이었는데요. 어떤 방식으로 감상하는 것이 가장 좋은지, 또 작품의 제작 과정은 어땠는지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셨습니다. 설명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작품을 제작하기 위해 일단 국내에서 돌을 수집합니다. 수집한 돌을 마당에 깔아 평소에 밟고 다니며, 작업에 적합한 모양이 되도록 하는데, 소위 ‘질들인다’고 표현하는 과정입니다. 전국 각지에서 제가 수집한 돌은, 하나의 돌이 될 때까지 많은 시간을 거쳐 왔겠지요. 그 돌들을 한 작품으로 구성하기 위해, 제각각의 생김새를 살펴보면서 일일이 맞추는 과정이 요구됩니다. 원래는 큰 바위였다가 긴 시간을 거쳐 작은 돌이 되고, 그 돌을 다시 다듬는 과정을 통해 한 작품 안에 시간이 겹겹이 쌓이게 되어 하나의 유기체를 이루는 것입니다. 돌의 입장에서는 여행을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원래는 큰 바위였다가 긴 시간을 거쳐 작은 돌이  되고, 그 돌을 다시 다듬는 과정을 통해

한 작품 안에 시간이 겹겹이 쌓이게 되어 하나의 유기체를 이루는 것입니다.” 



구 형태를 만들기 위해, 모양이 잡힌 돌에 구멍을 뚫고 서로 맞춰보는데 이 과정에서 모양이 맞는 돌을 찾는 것이 굉장히 어렵습니다. 적합한 돌을 찾으면 구멍을 뚫어 파이프를 연결해서 형태를 완성해나갑니다. 상당히 오랜 시간과 많은 돌, 정성을 요하는 작업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하여 작품을 보면 돌과 돌 사이 틈새로 빛이 새어나오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착시현상으로 돌이 굴러가는 듯 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따라서 구를 따라 한 바퀴 돌면서 작품을 감상하시는 방법도 좋습니다. 빛에 따라 구가 움직인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4. 자연환경이 잘 보존되어 있는 다대포해수욕장과 서정적으로 가장 잘 어울리는 작품이라는 관람객, 전문가들의 의견이 많았습니다. 이번 전시 준비를 위해 전시 준비 전 다대포 해수욕장에 오셨을 때 어떤 인상과 느낌을 받으셨는지 궁금합니다.



 처음 다대포에 왔을 때, 공간적으로 땅의 끝이자 바다였고, 현대문명과 상당히 분리되어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시공간적으로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제 작품의 주재료인 돌과 잘 어울리는 장소라고 생각했는데, 바다로 오기까지 존재했을 돌의 이야기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돌의 여정을 바다로까지 확장해나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자연은 극복하려고해서도, 이기려고해서도 안 되는 대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연을 거스르려고 하는 순간, 작품 자체로서도, 그리고 작가로서 자연의 힘을 감당하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자연과 하나가 되었을 때, 자연과 어우러질 적에 작품이 가장 명료하게 빛난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신념에 따라 <바위, 바다를 만나다>가 다대포 바다와 잘 어우러질 수 있도록 신경을 썼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에 공감해주셔서 기쁩니다.







☐ 관람객의 폭발적 반응을 이끌어 내며 공감각적 유희의 순간을 선사한 디엠 터틀스톤의 <언어의 유희>



1. SNS를 통해 작품 <언어의 유희>가 엄청난 화제가 되었습니다. 소감이 어떠신지, 그리고 이 정도의 열렬한 반응을 예상하셨는지 궁금합니다.




 개막 이후 전시 초반에 인터넷에 검색을 해봐도 저희 작품은 별다른 반응이 없었습니다. 이후 조직위에서 보내주신 사진과 글도 믿기지가 않았습니다. 추석연휴 바람에 날아간 풍경을 보수하러 내려갔더니 정말 사진과 같은 줄을 서서 기다리는 현장을 목격하고 나서야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터라 종을 보수하고 나서 한참을 서서 그 관경을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엄청난 유희의 미소를 띤 채 말입니다. 






2. 주제인 '유희적 예술'을 다양한 감각으로 풀어낸 <언어의 유희>가 어떤 과정을 통해서 탄생하게 되어 2017바다미술제에서 선보일 수 있게 되었는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2017바다미술제의 주제가 유희적 예술이라는 측면에서 종소리는 공통된 하나의 언어로

소통하고 즐길 수 있다 판단하였습니다. 해서 제목을 ‘언어의 유희’라 했습니다.”

 

 현장설명회를 통해 먼저 다대포해수욕장을 답사하고 팀원들과 회의 후 바다, 바람, 넓은 공간을 고려해 각자의 안을 제출하기로 했습니다. 나이 탓인지 팀원들의 배려에 제가 내 놓은 이 안을 선택해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여러 차례 팀원들과 회의와 회식을 거쳐 보완, 수정을 거쳐 완성하게 되었습니다. 설치 작품에서 소리의 공간에 대한 확장성을 모티브로 작업을 진행해 왔던 터라 그 중 ‘종’이라는 소재가 바다, 바람, 확 터인 공간과 잘 어울릴 것이다 생각 했습니다. 또 이번 2017바다미술제의 주제가 유희적 예술이라는 측면에서 종소리는 공통된 하나의 언어로 서로 소통하고 즐길 수 있다 판단하였습니다. 해서 제목을 ‘언어의 유희’라 했습니다. 




3. 소통에 대한 작품인 만큼, 팀을 구성하게 된 계기와 <언어의 유희>를 제작하며 기억에 남는 소통과 협업의 순간에 대해 질문을 드리고 싶습니다




​ ‘2017바다미술제’ 출품을 목적으로 지역 후배 작가들과 6명으로 ‘디엠 터틀스톤’ 이라는 팀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팀명은 대구 남자와 돌 거북이의 합성어로 오랫동안 대구를 대표하는 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만들게 되었습니다. 학부를 졸업하고 나선 각자의 작품 활동이 대부분인지라 부산바다미술제 출전이라는 명분아래 학부시절 가졌던 도전과 열정을 즐기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현장에서 설치 시 나선형을 계획했으나 밀물과 썰물의 차가 심하다는 것을 확인 하게 되었습니다. 마침 저희가 설치할 땐 물이 가장 많이 빠지는 때라 다대포해수욕장은 더 없이 넓어 보였습니다. 저희가 만들어간 프레임 40개를 나선형으로 설치하면 이 공간엔 너무 빈약해 보일 것 같았습니다. 팀원들과 상의 후 나선형이 아닌 ‘?’형으로 설치하고 바닷물이 빠져나간 안쪽 까지 설치해 밀물이 되면 더 효과적일 것이라는 팀의 판단이었습니다. 장비는 옆에서 기다리고 있고 짧은 시간이었지만 역시 현장 경험이 많은 팀원들이라 금새 의견이 모아지고 어렵지 않게 설치하게 되었습니다. 이틀에 걸쳐 설치를 모두 마치고 저녁노을이 있는 다대포해수욕장 바다를 배경으로 종이 달린 작품 앞에서 팀원들 모두 각자의 표정으로 담겨진 한 컷의 사진을 촬영했습니다. 오랫동안 기억될 소중한 추억입니다. 끝으로 저를 포함한 김봉수, 이기철, 김현준, 승희동, 임용진 팀원들 모두 고맙고 수고 많았습니다. 그리고 2017바다미술제를 기획하고 운영한 모든 운영진들께도 감사와 수고의 말씀 드립니다. 늘 행복한 미소가 입가에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 5만 여개의 블록이 만들어낸 유쾌한 상상력의 실현, 보여준 김계현 작가의 <바다를 보관하다>



1. 2017바다미술제 개최 전부터 바닷가에 거대 유리병 형태의 작품이 출품된다는 소식에 많은 분들이 기대하셨습니다. 그리고 작가님의 작품 주 재료인 '케플'도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많은 분들께 선보일 수 있었습니다. 작가님에 대한 소개와 더불어 '케플'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직접 개발한 케플블록을 다양한 형태로 조립하여 설치하는 ‘조립아트’ 작업을 해오고 있는 김계현입니다. 케플블록을 이용한 조립아트는 독창적이면서도 작품 제작 속도의 향상을 가져오는, 형식적으로 새로운 예술 작업 방식입니다. 조각 및 설치 미술가로서 일반적으로 입체작품을 완성하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필요합니다. 특히 규모가 큰 작품들은 1년에 1,2점 밖에 만들어낼 수가 없습니다. 반면 조립아트에서는 조립을 통해 빠르게 작품을 제작할 수 있으므로 다른 예술 생산방식과 비교하여 경쟁력을 가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조립아트는 그 어느 예술 제작 방식보다 즐겁고 유희적입니다. 블록을 여러 가지 방법으로 조립하고 해체하고 다시 조립하고, 이리저리 조립하여 순식간에 작품 하나가 완성 되었을 때 오는 통쾌함은 여타의 미술 장르에서 찾아볼 수 없는 독창적인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작품의 재료인 케플블록의 이름은 제2의 지구를 발견한 천체망원경인 ‘케플러’에서 비롯되었으며, 미지의 세계를 개척, 발견한다는 희망을 담은 이름입니다. 이름에 담긴 의미처럼 저는 약 2년간의 연구개발을 통해 탄생한 케플블록을 통해 ‘조립아트’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으며, 케플블록은 현재 8가지의 다양한 사이즈로 출시될 예정으로 많은 사람들이 조립아티스트가 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습니다. 

 

“조립아트는 그 어느 예술 제작 방식보다 즐겁고 유희적입니다. 블록을 여러 가지 방법으로 조립하고 해체하고 다시 조립하고,

이리저리 조립하여 순식간에 작품 하나가 완성 되었을 때 오는 통쾌함은 여타의 미술 장르에서 찾아볼 수 없는 독창적인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2. 작가님은 '조립 아티스트'로도 불리고 계신데요. 바다 미술제와 작가님의 세계관을 반영하는 '케플'이 만나 새로운 경험을 관람객에게 제공한 것 같습니다. 작품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2017바다미술제와 여태까지 참여하셨던 다른 전시들과의 차이점이 있었을 것 같습니다.



 조립과 해체가 용이하며 항상 해체의 가능성과 필연성을 내포하는 조립아트는 폐막 후 작품을 해체해야 하는 바다미술제에 적합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반면 2017바다미술제에서의 작업 중 가장 큰 어려움은 광활한 자연, 특히 바다라는 거대한 공간과의 싸움이었습니다. 대자연으로 인한 변수도 생각해야 했고요. 외형적으로, 광활한 다대포 해변이라는 야외에서 진행되는 전시인 만큼 작품의 규모에 많은 신경을 썼습니다. 케플블록이 5만여개가 투입된 작품인 <바다를 보관하다>는 저의 조립아트 작품 중에 가장 규모가 큰 작품이었으며, 앞으로 이 기록은 깨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만큼 운송과 설치를 할 때 엄청난 고생은 덤이었고요. 작품의 내용면에서는 전시 공간인 바다의 장소성에 최대한 부합되도록 많은 고민을 하였고, 왜 이 작품이 바다에 있어야 하는지에 집중했습니다. 바다라는 특별한 전시공간을 이해하고 해석해야하는 점이 다른 미술제와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 생각됩니다.




3. 케플을 이용한 체험프로그램 '김계현의 케플로 만드는 마음의 조각'도 큰 호응을 받았습니다. 출품 외에 체험프로그램에도 참여하게 되신 계기가 있다면요?



 저는 제 작품의 주재료인 케플블록을 직접 개발하여 네 가지 특허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2006년 노암갤러리를 시작으로, 헤이리 딸기가 좋아, 장흥아트파크, 대구백화점, 북서울미술관, 세종문화회관, 디아크 등 그리고 현재 을숙도 현대미술관까지 케플블록을 이용한 전시를 해왔고, 케플블록에 대한 관심과 호응이 높아서 지속적으로 케플블록 체험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2017바다미술제 현장설명회 참석 당시 체험프로그램에 대한 설명을 듣고, 전시될 작품의 주재료인 케플블록을 이용한 체험프로그램을 전시 기간 내에 병행하면 좀 더 능동적인 관객참여가 가능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따라서 체험프로그램인 ‘김계현의 케플로 만드는 마음의 조각’을 진행하기로 결정했고 실제로 많은 분들께서 즐거워하시고 흥미를 보이셨습니다. 이러한 체험프로그램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 12월 2일부터 내년 2월 25일까지 김해문화의 전당 윤슬미술관에서 대대적인 케플블록 체험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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