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s Ludens: 바다+미술+유희

예술은 항상 진지하고 어려운 것일까? 혹은 예술은 유희일까?

2017바다미술제는 《Ars Ludens: 바다+미술+유희》라는 제목으로 다대포해수욕장에서 9월 16일부터 10월 15일까지 한 달 동안 개최된다. 이번 바다미술제는 “미술이/미술은/미술도 재미있어야 한다”는 명제 아래, 유희적 예술을 뜻하는 ‘Ars Ludens’를 주제로 내걸었다. 이 용어는 네덜란드 출신의 문화학자 호이징하(Johan Huizinga)가 인간의 특성 중 하나를 ‘놀이하는’ 것으로 규정한 ‘호모 루덴스(Homo ludens)’에서 착안하여, 인간이 만드는 예술에도 역시 유희적 속성이 담겨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특히 드넓게 펼쳐진 백사장과 바다의 스펙터클한 수평선은 그 위에 놓이게 될 작품들 역시 그에 걸맞게 우리의 자연과 생활 속의 일부로 받아들여 현대적 스펙터클을 재연하게 될 것이다.

그동안 해운대, 광안리, 송도의 해수욕장들을 거쳐 2015년부터 다대포로 전시 거점을 옮긴 바다미술제는 이제 부산 서부의 지역적 문화적 특성들을 담아낼 뿐만 아니라, 인류의 문화가 장구한 역사를 통해 동(東)에서 서(西)로 확산되어 갔음을 상징적으로 시각화하고자 시도한다. 그리고 이러한 문화와 예술은 특정 계층의 사람들만을 위해 특정 시기에 특정 지역에서 형성되었던 서구 근대의 개념을 벗어나, 일상 속에서 우리와 함께 호흡하면서도 주위의 자연을 한데 어우르는 것이 되어야 함을 강조한다. 특히 올해 새롭게 연장 개통된 부산지하철 1호선을 통해, 다대포는 인근 지역민들뿐만 아니라 부산시민, 나아가 부산을 찾는 모든 방문객들에게 더욱 가깝고 친근한 곳이 되어가고 있다. 2017바다미술제의 ‘Ars Ludens’는 예술이 이 모든 조건을 충족시키고 담아내야 한다는 취지를 반영하고자 한다.

미술이 미술다우면서도 재미있는 것이 되기 위해서는 작품이 놓이는 공간과 그 곳에서 사람들이 서로 맺어가는 관계를 보여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바다는 생명이 시작되는 곳이자 미지에 대한 인간의 탐험을 자극하는 곳이며, 또한 그리움을 간직한 곳이자 다양한 인간 군상과 문화가 교차하는 곳이다. 생물학적으로 바다는 생명체의 가장 기본적 단위들을 생산하고 그로부터 진화한 개체들에게 무한한 생명의 보고가 되어왔다. 이러한 바다는 여전히 인간의 탐험과 도전 정신을 자극하는 장소이며, 해안가는 그 출발점이다. 그렇기에 우리의 전설 속에 나타나는 망부석은 그 바다를 향해 떠나간 이를 그리워하다가 돌조각이 되어 바다를 바라보는 그리움을 상징한다. 그리고 이곳에 돌아오는 이들은 떠날 때에는 없었던 새로운 문물을 들여오기도 한다. 우리 눈앞에 펼쳐질 다대포해수욕장은 어떤 곳이 되어갈 것이며, 미술은 이것을 어떻게 표현해낼까를 생각해보는 일만으로도 우리의 상상력을 한껏 자극할 것이다. 그리고 이번 2017바다미술제는 ‘아트존(art zone)’과 ‘펀존(fun zone)’으로 각각 나뉘어 이 모든 요소들을 함께 보여주며, 이들 사이에서 서로를 이어주는 ‘커넥션(connection)’이 현대사회의 다양하고 광대한 시각적 ‘스펙터클(Spcectacle)’을 연출한다. 이 공간들은 우리의 실제적 삶 속에서 새롭게 만들어지는 또 하나의 ‘가상적 실재(Simulacre)’가 되며, 우리를 일상으로부터 더욱 풍요로운 ‘감각(Sensation)’으로 이끌 것이라고 기대해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