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킵네비게이션

구동희의 작품은 일상을 낯설게 보는 방식을 제안한다. 작가는 주로 일상에 우연적 상황을 개입시켜 익숙한 현실의 전복을 시도하거나 평범한 경험을 역행하는 장치를 작품에 설정하여 일상과 작품을 바라보는 다층적인 해석의 가능성을 탐구한다. 특히, 구동희의 작품은 정확한 설명방식을 지향하기보다는 총체적으로 모호한 상황 속에 관람객들을 위치시키는데, 관람객은 작가가 암시적으로 설정해 둔 시각적 요소를 단서로 작품을 감각적으로 경험하며 새로운 해석의 관점을 스스로 찾아 나갈 수 있게 된다.

구동희는 주변에서 발생하는 사건들에 관심을 가지고 TV, 인터넷 등 각종 매체를 통해 정보를 수집한다. 검색과정에서 사건 이면의 특이한 지점으로 발견되는 요소들을 수집해 이를 왜곡된 이미지로 변형하기도 하고 이것을 축소, 확대하거나 때로는 다른 현상과 접합하기도 한다. 이는 대부분 일상 속에서 발생하지만 의식하지 못하고 지나치는 평범하거나 불확실한 현상들, 모순, 무기력한 상황이나 사건들이다. 작가는 이러한 레퍼런스를 바탕으로 영상, 조각, 설치 등의 형태로 작품을 제작한다. 특히 작가에게 작품 제작 혹은 설치시 물리적 상황의 한계에 따른 변경은 작품의 완성을 위한 프로세스의 일환으로 간주된다. 처음 의도와는 다르게 작품이 변화되어 가는 과정에서 작가적 아이디어가 가미되고,결과물은 설명적일 수도 있을 법한 요소들이 배제되어 모호성, 즉흥성 등의 성격을 동반하면서 새로운 감각체계의 경험을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