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킵네비게이션

박상호에게 도시는 표피적, 물리적, 심리적, 구조적인 관점으로 해석이 가능한 어떤 공간이다. 다양한 관점으로 도시를 파악하는 작가가 궁극적으로 천착하는 지점은 도시 공간을 인식하게 하는 본질적 요소에 대한 질문이다. 도시는 늘 우리를 둘러싸고 언제 어디서나 존재하므로 우리가 ‘실제(재)’라고 지각하는 그것의 모습은 공통된 기호를 가지는 외관으로 드러나기 마련이다. 하지만 도시를 인식하는 것과 실제 그것 사이에는 편차가 존재하는데, 그 이유는 개인이 가진 도시의 기억과 그를 바탕으로 고착화된 이미지는 주관적 양상으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도시의 모습이 내포한 가상적 측면, ‘만들어진 실제(재)'를 가시화시킨다. 이를 위해 작가는 ‘도시'라는 거대한 공간에 인식적 장치로 몇 개의 층(layers)을 설정한다.

작가가 작품에서 견지하는 시점을 통해 우리는 인식에서 이미 익숙해져 버린 도시 풍경의 단면을 다시금 일깨울 수 있다. 박상호의 작품에 드러나는 풍경은 우리가 사는 현대 도시의 전형적 모습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