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킵네비게이션

로버트 자오런휘는 사진 매체를 활용하여 작업하고, 종종 텍스트 기록이나 오브제 혹은 영상과 병치하여 전시한다. 인류세로 특징지을 수 있는 동시대의 생태에 대한 문제와 종의 소멸 등을 조명하는 그의 작업은 선명한 색감과 대담한 외형, 이미지를 통해 그 아래 깔린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대해 논한다. 그는 미적 감각과 시적 이미지를 통해 인류가 오래도록 구축해온 인간 외 존재의 객체화를 위한 과학적 방법론과 그 질서를 비판하며 인간 중심적 사고 및 지식을 문제시한다. 자오의 사진집 『세계 동식물 안내서』(2018)는 인간의 다양한 행위와 개입으로 촉발된 자연의 변화를 폭로한다. 이 책에 실린 다양한 동식물은 경이로운 외형만큼이나 환상적이다. 너무나도 매혹적인 이들의 모습은 실제로는 허구로 직조된 것이다. 이미지와 텍스트가 매우 정교하게 편집된 이 카탈로그는 ‘진실’로 간주되는 현상 이면에 주의를 기울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