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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2020-09-04 10:52
냉장고
중학교 야구팀에 있는 김무진은 할아버지 김동현과 함께 산다. 비록 어리지만 김무진은 살면서 많은 일을 겪어 왔다. 작게 쪼그라들고 있는 김동현은 자신이 더 이상 말을 하지 못하게 되어도 김무진이 계속 야구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해두라고 말한다. 김무진은 같은 야구팀 친구 정일우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한 다. 둘은 냉장고를 비우고, 오래 묵은 듯한 냄새를 없애기 위해 창문을 활짝 연다. 정일우는 “원래 이런 걸 피우는 거래”라고 이야기하며 자신이 가져온 초록색 향을 피운다. 그때 갑자기 야구팀 코치인 최도영이 김무진의 집을 방문한다. 그는 성희롱으로 인한 징계를 무마하기 위해 야구부 아이들의 집을 일일이 찾아 다니며 반대 청원서를 받고 있었다. 검은 양복 차림의 그는 김무진에게 할아버지가 댁에 계신지 묻는다. 김무진은 할아버지가 외출한 것처럼 이야기를 꾸미지만 스스로의 말이 어설프고 의지할 가족이 할아버지밖에 없는 서러움에 터진 울음을 끅끅 삼킨다. 최도영은 집을 나가려다 갑자기 낡은 냉장고를 돌아본다. 최도영이 죽음의 냄새를 감지하고, 자신의 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가운데 갑자기 냉장고가 굉음을 내기 시작한다. 김무진과 정일우는 깜짝 놀라고 최도영이 천천히 냉장고 문을 여는데……
문필가 편혜영(PYUN Hye-young, 한국)
1972년 대한민국 서울에서 태어난 소설가이다. 소설집 『아오이가든』(2005), 『사육장 쪽으로』(2007), 『저녁의 구애』(2011), 『밤이 지나간다』(2013), 장편소설 『재와 빨강』(2010), 『서쪽 숲에 갔다』(2012), 『선의 법칙』(2015), 『홀』(2016), 『죽은 자로 하여금』(2018) 등이 있다. 한국일보문학상, 이효석문학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젊은작가상, 동인문학상, 이상문학상, 현대문학상, 셜리 잭슨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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