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비엔날레는 1981년 지역 작가들의 자발적인 의지로 탄생한 대한민국 최초의 비엔날레인 부산청년비엔날레와 1987년에 바다를 배경으로 한 자연환경미술제인 부산국제바다미술제, 그리고 1991년의 부산국제야외조각심포지엄이 1998년에 통합되어 부산국제아트페스티벌(PICAF)로 출범한 이후, 격년제 국제현대미술전시로 개최되고 있습니다.
부산비엔날레는 정치적인 논리 혹은 정책의 필요성에 의해 발생한 것이 아니라, 부산 지역미술인들의 순수한 의지와 자발적인 참여로 시작되었다는 점에서 여타 비엔날레와는 다른 고유한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또한 지역의 미술인들이 보여 주었던 부산문화에 대한 지역적 고민과 실험성 등은 오늘날까지도 부산비엔날레 정체성 형성의 중요한 기반이 되었습니다.
현대미술전, 조각심포지엄, 바다미술제의 3가지 행사가 합쳐진 경우는 부산비엔날레가 전세계에서 유일합니다. 또한 행사를 통해 형성된 국제적 네트워크는 국내 미술을 해외에 소개하고 확장시킴과 동시에 글로벌한 문화적 소통으로서 지역문화 발전을 이끄는 역할을 해왔습니다.
태동으로부터 39년째에 접어든 부산비엔날레는 현대미술의 대중화, 즉 일상 속의 예술 실현을 목표로 하여 실험적인 현대미술 교류의 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조회 18,318
관리자 2014-09-16 14:12
2014
Fresco Giclee Print, Fabric
77x102cm
이야기
재일교포로 일본에 살고 있는 작가에게
재일교포로 일본에서 태어난 저에게는 모국이나 종교, 또는 저만의 이야기가 없었습니다. 제가 아는 것은 오직 제가 일본에서 태어나 살고 있으며, 제 안에 흐르는 피가 한국이라는 나라 사람들로부터 나왔다는 것이었습니다.
아이들은 잠자기 전이나 혼자라고 느껴질 때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랍니다. 지속적으로 이야기를 듣고, 이야기를 받아들이는 것은 자신이 어디에 왜 있는지를 확실히 알게 해 주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설화와 신화, 종교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지만 한국의 것이든 일본의 것이든 그 어떤 이야기도 저에게 와 닿지 않았습니다. 저에게는 두 가지 선명한 기억이 있습니다:
1. 다신교와 다문화 국가인 일본에서 자란 기억.
2. 조상님들로부터 이어받아 몸과 DNA에 녹아있는 기억.
이 두 가지 기억이 포개어지면 제 안에서 새로운 이야기가 탄생합니다. 제 정체성을 확고히 하기 위해 저는 이 두 가지 기억을 통합해 저만의 이야기를 만듭니다. 바로 저만의 창세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