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이브
Busan Biennale
부산비엔날레는 1981년 지역 작가들의 자발적인 의지로 탄생한 대한민국 최초의 비엔날레인 부산청년비엔날레와 1987년에 바다를 배경으로 한 자연환경미술제인 부산국제바다미술제, 그리고 1991년의 부산국제야외조각심포지엄이 1998년에 통합되어 부산국제아트페스티벌(PICAF)로 출범한 이후, 격년제 국제현대미술전시로 개최되고 있습니다.
부산비엔날레는 정치적인 논리 혹은 정책의 필요성에 의해 발생한 것이 아니라, 부산 지역미술인들의 순수한 의지와 자발적인 참여로 시작되었다는 점에서 여타 비엔날레와는 다른 고유한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또한 지역의 미술인들이 보여 주었던 부산문화에 대한 지역적 고민과 실험성 등은 오늘날까지도 부산비엔날레 정체성 형성의 중요한 기반이 되었습니다.
현대미술전, 조각심포지엄, 바다미술제의 3가지 행사가 합쳐진 경우는 부산비엔날레가 전세계에서 유일합니다. 또한 행사를 통해 형성된 국제적 네트워크는 국내 미술을 해외에 소개하고 확장시킴과 동시에 글로벌한 문화적 소통으로서 지역문화 발전을 이끄는 역할을 해왔습니다.
태동으로부터 39년째에 접어든 부산비엔날레는 현대미술의 대중화, 즉 일상 속의 예술 실현을 목표로 하여 실험적인 현대미술 교류의 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2014 추억을 입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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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2014-09-16 13:26
작가오하지
특별전 - 아시안 큐레토리얼展
2014
Jute rope/ Photo of grandmother’s, Mother’s and Aunt’s Chima-Chogori on Film
Variable Size
추억을 입다
씨실과 날실로 짠 천은 옷감이 된다. 천을 짜는 동안 씨실의 위아래 움직임은 공간을 만든다. 한편, 날실의 움직임은 시간의 층을 만들어내는 것 같다. 씨실 (공간)과 날실 (시간)은 겹쳐지고 상호 연결되어 존재의 상태를 정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직접 짠 천은 역사와 이야기를 담고 전달하는 비유가 된다. 직물을 짜는 동안 그 안에 무엇이 담기게 되는지 고민했다. 또한 그 안에 담기지 못한 것도 존재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에게 있어 이렇게 한데 짜이지 못한 역사에 대한 인식은 청소년기에 제주에서 오사카로 이주한 할머니의 이야기를 상상하고자 하는 노력과 같다. 할머니는 할머니의 인생에서 경험한 것들을 나에게 알려주지 않으셨다. 그래서 나는 할머니의 이야기를 “숨은 기억 - 말없는 기억”이라고 부른다. 말할 필요도 없이 말없는 기억은 아무에게도 알려지지 않았다. 따라서 할머니에게 선명하게 남았을 특정한 경험을 나는 절대로 알 수가 없다. 그 대신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할머니에게 말없는 기억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꼭 잡는 것이다. 직물을 짜는 것은 그러한 행위의 축적이라고 생각한다. 말없는 기억을 어떻게 직물에 짜 넣을 수 있을까? 이 질문을 탐구하기 위한 시도로 황마로프를 사용하여 설치 작업을 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