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비엔날레는 1981년 지역 작가들의 자발적인 의지로 탄생한 대한민국 최초의 비엔날레인 부산청년비엔날레와 1987년에 바다를 배경으로 한 자연환경미술제인 부산국제바다미술제, 그리고 1991년의 부산국제야외조각심포지엄이 1998년에 통합되어 부산국제아트페스티벌(PICAF)로 출범한 이후, 격년제 국제현대미술전시로 개최되고 있습니다.
부산비엔날레는 정치적인 논리 혹은 정책의 필요성에 의해 발생한 것이 아니라, 부산 지역미술인들의 순수한 의지와 자발적인 참여로 시작되었다는 점에서 여타 비엔날레와는 다른 고유한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또한 지역의 미술인들이 보여 주었던 부산문화에 대한 지역적 고민과 실험성 등은 오늘날까지도 부산비엔날레 정체성 형성의 중요한 기반이 되었습니다.
현대미술전, 조각심포지엄, 바다미술제의 3가지 행사가 합쳐진 경우는 부산비엔날레가 전세계에서 유일합니다. 또한 행사를 통해 형성된 국제적 네트워크는 국내 미술을 해외에 소개하고 확장시킴과 동시에 글로벌한 문화적 소통으로서 지역문화 발전을 이끄는 역할을 해왔습니다.
태동으로부터 39년째에 접어든 부산비엔날레는 현대미술의 대중화, 즉 일상 속의 예술 실현을 목표로 하여 실험적인 현대미술 교류의 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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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부산비엔날레 2024-12-03 17:41
<밤/2.4km>, 2009, 단채널 비디오, 컬러, 무음, 9분 30초.
<불-3000KG>, 2009, 단채널 비디오, 컬러, 무음, 9분 50초.
천 샤오윈은 중국 항저우 비디오 아트 공동체에서 핵심적인 존재로 활동해 왔다. 그의 작품은 종종 ‘시적’이라는 특징으로 묘사되지만, ‘최면적’이라는 표현이 그의 작업을 더 정확히 설명하는 듯하다. 비전문 배우들로 펼쳐낸 비현실적 장면들은 중국의 현대화와 그 과정에서 야기된 불만을 다루고 있다. 싱글 채널 비디오 작품인 <밤/2.4KM>(2009)와 <불-3000KG>(2009)는 모두 비밀스러운 밤의 적막 속에서 촬영된 장면들이다. 이들은 반란의 현장과 흐릿하게 닮아 있다. <밤/2.4KM>은 조잡한 무기로 무장한 채로 표정 없이 행진하는 농민 혹은 노동자 계층을 담고 있고, <불-3000KG>는 책을 불태우는 행위를 섬뜩하게 묘사한다. 물론, 이러한 대규모 집회는 어떠한 의문도 배제한 채 집단성으로 용해시켜버린 행위들의 불안한 단면을 시사한다. 천 샤오윈은 우리에게 역사적 순간들의 재연과 반복을 통해 획득한 더욱 상징적인 미적 성취를 제시한다. 집단 기억으로부터 재연된 장면들에서 천 샤오윈은 (임박한) 폭력의 미적 특질과 우리 모두에게 깊이 내재된 공포와 고문의 상상적 원천을 탐구한다. 그리고 이러한 미학이 담고 있는 환각적인 성질이 자기 전복의 힘이 될 수 있는지 질문한다.
천 샤오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