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비엔날레는 1981년 지역 작가들의 자발적인 의지로 탄생한 대한민국 최초의 비엔날레인 부산청년비엔날레와 1987년에 바다를 배경으로 한 자연환경미술제인 부산국제바다미술제, 그리고 1991년의 부산국제야외조각심포지엄이 1998년에 통합되어 부산국제아트페스티벌(PICAF)로 출범한 이후, 격년제 국제현대미술전시로 개최되고 있습니다.
부산비엔날레는 정치적인 논리 혹은 정책의 필요성에 의해 발생한 것이 아니라, 부산 지역미술인들의 순수한 의지와 자발적인 참여로 시작되었다는 점에서 여타 비엔날레와는 다른 고유한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또한 지역의 미술인들이 보여 주었던 부산문화에 대한 지역적 고민과 실험성 등은 오늘날까지도 부산비엔날레 정체성 형성의 중요한 기반이 되었습니다.
현대미술전, 조각심포지엄, 바다미술제의 3가지 행사가 합쳐진 경우는 부산비엔날레가 전세계에서 유일합니다. 또한 행사를 통해 형성된 국제적 네트워크는 국내 미술을 해외에 소개하고 확장시킴과 동시에 글로벌한 문화적 소통으로서 지역문화 발전을 이끄는 역할을 해왔습니다.
태동으로부터 39년째에 접어든 부산비엔날레는 현대미술의 대중화, 즉 일상 속의 예술 실현을 목표로 하여 실험적인 현대미술 교류의 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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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2018-08-20 20:12
<정복>, 2채널 비디오 설치, 11분, 2016, 필 현대예술 갤러리, 작가 제공
페르하트 외즈규르
정복
이번 비엔날레에서 외즈규르는 지극히 역사적인 관점을 취한다. 그의 영상 작품 〈정복〉(2016)이 소재로 삼은 것은 오늘날 이스탄불이라는 이름이 있게 한, 1453년 오스만 제국의 군대가 콘스탄티노플을 점령한 역사를 기리고자 마련된 2016년 5월의 기념식이다. 터키 대통령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정부가 조직한 이 행사는 국가적 자긍심과 국력을 과시하기 위한 대대적인 쇼였는데, 당시는 터키가 이라크 및 시리아 전쟁에 참전하고 있던 와중 터키 국경 안팎에서 쿠르드족 독립 항쟁이 커지면서 이를 진압하는 데 몰두하고 있던 때이었다. 여러 인터뷰 결과물과 두 편의 영상을 통해 작가는 이 기념식과 그 안에서 작동하는 이데올로기가 뒤섞여 만들어 내는 복잡한 관계망을 보여준다. 공교롭게 이 기념식은 같은 해 일어나 결국 실패로 끝난 쿠데타 전날 밤에 진행되었는데, 이러한 맥락에서 〈정복〉은 촉각을 곤두세우게 하는 터키의 현대사 중 격동의 시기를 포착한 불안정한 기록이라는 점에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